통관보류, 담보를 내면 풀 수 있을까? 위조 상표는 예외입니다
상표권자 등의 요청으로 통관이 보류된 경우에는 수입자가 비침해 소명자료와 담보를 갖춰 통관 허용을 요청할 수 있습니다.
다만 위조하거나 유사한 상표가 붙어 상표권을 침해하는 물품은 예외입니다. 이런 물품은 수입자가 담보를 내고 통관해 달라고 요청하는 절차 자체를 이용할 수 없습니다.
무엇이 이 둘을 가르는지 보겠습니다. 정품이라고 믿었고 거래 서류까지 갖췄지만 통관보류를 풀 지 못한 사례도 함께 보겠습니다.
통관보류, 먼저 구분해야 합니다
세관에서 연락을 받았다면 먼저 어떤 절차가 적용되는지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권리자 요청에 따른 지식재산권 통관보류인지, 위조·유사 상표 침해물품에 해당하는지, 소량화물 간이절차가 적용되는지에 따라 기한과 담보가 달라집니다.
단계·상황 | 먼저 할 일 | 기한·담보 |
|---|---|---|
침해의심 통보 단계 | 비침해 소명자료 제출 | 7일 (상하기 쉬운 물품 등은 5일) |
권리자 요청으로 통관보류 | 비침해 소명자료와 담보로 통관 허용 요청 | 담보: 과세가격의 120% (중소기업 40%) |
위조·유사 상표 침해물품으로 판단 | 수입자 담보통관 요청 불가 | 수입자 통관허용용 담보 적용 없음 |
소량화물 상표권 간이절차 | 자료 제출 | 10일 / 담보 생략 |
표에서 중요한 건 두 번째와 세 번째 경우의 차이입니다. 침해의심 단계에서는 자료를 내고 다툴 수 있지만, 위조·유사 상표 침해물품으로 판단되면 수입자가 담보를 내고 통관을 요청하는 절차는 이용할 수 없습니다.
※2026년 4월 14일부터는 소량화물 상표권 간이절차가 시행되고 있습니다.
물품가격 2천 달러 이하 특송물품, 1천 달러 이하 우편물뿐 아니라 판매 목적이 아니고 대가를 지급하지 않은 선물 등의 물품 중 과세가격 500만 원 이하 우편물도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자료 제출 기한은 10일이고, 이 절차에서는 자료를 낼 때 담보를 생략합니다. 개인 직구나 소액 샘플도 위 금액·물품 요건에 해당하는지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담보통관이 가능한 경우
여기서 담보는 두 가지를 구분해야 합니다. 권리자가 통관보류를 요청할 때 제공하는 담보와 수입자가 이미 보류된 물품의 통관을 요청할 때 제공하는 담보는 역할이 다릅니다. 이 글에서 문제 되는 것은 두 번째입니다.
먼저 상표권자 등의 요청으로 통관이 보류된 경우를 보겠습니다. 세관이 스스로 판단해 막은 경우는 뒤에서 따로 보겠습니다.
세관으로부터 침해의심 통보를 받으면 수입한 회사는 7일 안에 침해하지 않았다는 자료를 낼 수 있습니다. 부패하기 쉬운 물품처럼 세관이 긴급하다고 인정하면 5일로 줄어듭니다.
권리자 요청으로 통관이 보류된 뒤에도 수입자는 비침해 소명자료와 담보를 갖춰 통관 허용을 요청할 수 있습니다.
담보 금액: 과세가격의 120%. 조세특례제한법상 중소기업이면 40%
결정이 나면 상표권자와 요청인 모두에게 통보됩니다
여기까지가 담보를 내고 통관을 요청할 수 있는 경우입니다. 창고 보관료를 계산하셔야 한다면 결정까지 걸리는 기간도 함께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위조 상표는 담보통관이 안 됩니다
관세법 제235조 제5항 단서는 수입자가 담보를 내고 통관을 요청할 수 있게 하면서, 일곱 가지를 제외합니다. 그 첫 번째가 위조하거나 유사한 상표를 붙여 상표권을 침해하는 물품입니다.
관세청이 정한 세부 규정인 「지식재산권 보호를 위한 수출입통관 사무처리에 관한 고시」는 더 분명합니다. 담보를 내고 통관을 요청할 수 있는 물건을 "위 일곱 가지에 들어가지 않는 물품"으로만 한정해 뒀습니다.
즉 위조·유사 상표 침해물품으로 판단되면, 담보를 얼마나 준비했는지는 의미가 없어집니다. 수입자가 담보를 내고 통관을 요청하는 절차의 대상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위조하거나 유사한 상표를 붙여 상표권을 침해하는 물품
불법복제된 물품으로서 저작권등을 침해하는 물품
같거나 유사한 품종명칭을 사용하여 품종보호권을 침해하는 물품
위조하거나 유사한 지리적표시를 사용하여 지리적표시권등을 침해하는 물품
특허로 설정등록된 발명을 사용하여 특허권을 침해하는 물품
같거나 유사한 디자인을 사용하여 디자인권을 침해하는 물품
부정한 방법으로 취득한 방위산업기술, 또는 그런 기술임을 알고 취득한 방위산업기술이 사용된 물품
📎저작권법 위반이라고 연락 왔다면, 가장 먼저 확인할 7가지
셔츠 1,000점이 세관에 묶인 사건
최근 조세심판원 결정례에서 다뤄진 사건입니다.
한 업체가 2025년 4월 4일 해외 수출자로부터 남성용 셔츠 1,000점을 수입했습니다. 세관은 이 화물을 검사 대상으로 골라 현품을 열어봤고, 다음 네 가지를 확인했습니다.
신고가격이 시세보다 현저히 낮았습니다
QR코드로 정품 인증이 되지 않았습니다
봉제 라벨이 허술했습니다
색상이 다른 제품에 같은 시리얼번호가 찍혀 있었습니다
세관이 스스로 판단해서(직권으로) 통관을 막으려면 침해가 명백해야 합니다. 고시는 그 판단 요소로 물품의 성질과 상태, 포장상태, 원산지, 물건이 실려 나온 나라, 신고금액을 듭니다. 세관이 지목한 것이 정확히 그 항목들이었습니다.
이후 진행은 이렇습니다.

날짜 | 진행 |
|---|---|
2025. 4. 4. | 침해의심 사실 통보 (통관대리인과 상표권자 측 대리인에게) |
4. 4. ~ 4. 7. | 업체가 세 차례 해명 자료 제출 |
4. 9. | 상표권자가 위조품 감정서 제출. 통관보류 요청도, 담보 제공도 하지 않음 |
4. 10. | 세관이 직권으로 통관보류 |
5. 19. | 이의신청 |
11. 3. | 조세심판원에 심판청구 |
이후 | 조세심판원 기각 |
업체가 강하게 다툰 지점이 여기였습니다. 상표권자가 요청도 하지 않았고 담보도 내지 않았는데 세관이 마음대로 막을 수 있느냐는 것입니다.

심판원의 답은 이랬습니다.
권리자의 요청에 따른 통관보류와 세관장의 직권보류는 서로 다른 법적 근거에 따른 별개의 절차다. 처음에는 의심 단계였더라도 소명자료와 감정결과를 검토해 침해가 명백해졌다면 세관은 직권으로 보류할 수 있다.
이 사건은 세관이 직권으로 통관을 보류했고, 동시에 해당 물품을 위조 상표 물품으로 판단한 사안이었습니다.
세관이 침해가 명백하다고 보는 네 가지 경우는 세관 직권 통관보류의 근거와 판단 기준에 따로 정리했습니다. 따라서 업체가 담보를 제공해 통관을 요청하는 방식으로 보류를 풀 수 있는 사건이 아니었습니다.
거래 서류가 있어도 부족했습니다
이 업체가 아무 근거 없이 다툰 것은 아닙니다. 제출한 자료는 다음과 같았습니다.
해외 공식 대리점과 수출자, 수입업체 사이의 판매협정
주문확인서
송금자료
실제로 존재하는 공식 대리점이 거래 구조에 들어 있으니, 상표권자 측 감정서만으로 위조품이라 단정할 수 없다는 주장이었습니다. 서류만 놓고 보면 설득력이 있어 보입니다.
그런데 세관이 짚은 지점은 서류의 존재가 아니라 서류의 내용이었습니다.
첫째, 계약서만으로 공급자의 권한이 충분히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물품을 얼마에 몇 개 주문하고 공급한다는 내용은 있었지만, 그 공급자가 해당 상표가 붙은 물품을 적법하게 공급할 권한까지 갖고 있다는 점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판매계약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공급자의 상표 관련 권한까지 입증되는 것은 아닙니다.
둘째, 그 대리점에 제3자와 계약할 권한이 없었습니다.
세관은 상표권자에게 직접 사실관계를 확인했습니다. 해당 업체가 공식 대리점인 것은 맞지만, 제3자와 계약할 권한은 없었다는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상표권자는 문제 된 계약서에 서명한 사실도 없다고 밝혔습니다.
절차에도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지만 모두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통지가 회사가 아닌 통관대리인에게 갔다 → 그 대리인이 수입신고를 맡았고 통지서에 신고번호와 품명이 적혀 있으니 문제없다
해명할 기회를 못 받았다 → 세 차례나 자료를 냈고 세관이 실제로 검토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공식 대리점을 거쳤다는 사실만으로는 방어가 되지 않습니다. 그 대리점이 상표권자로부터 어떤 권한을 받았는지, 이를 계약서나 다른 자료로 입증할 수 있는지가 갈림길입니다.
병행수입이면 괜찮을까
"진짜 물건이니 병행수입이라 괜찮다"는 설명이 항상 맞는 것은 아닙니다. 정품인지와 병행수입이 허용되는지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국내외 상품의 출처가 같은지, 국외 상표권자와 국내 상표권자 또는 전용사용권자 사이에 공동 지배·통제 관계가 있는지 등을 함께 봐야 합니다.
이 점을 보여주는 대법원 판결이 있습니다. 국내에 전용사용권이 설정되어 있던 사안입니다.

대법원 1997. 10. 10. 선고 96도2191 판결
대법원은 국내외 상품의 출처가 다르고, 국외 상표권자와 국내 전용사용권자 사이에 공동 지배·통제 관계도 없는 사정을 중요하게 봤습니다. 그래서 이런 권리관계에서는 진정상품이라도 병행수입이 허용되지 않을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즉 정품이라는 사실만으로 통관보류가 풀리는 것은 아닙니다. 수입 경로뿐 아니라 국내외 상표 권리관계까지 확인해야 합니다.
📎상표권등록 절차 완전 가이드, 출원부터 침해 대응까지
정품인 줄 알았다면 괜찮을까
병행수입이 허용되는지와는 별개로, 형사절차에서는 수입자가 침해 가능성을 알고 있었는지도 문제가 됩니다. 96도2191 판결은 수입자가 정품이라고 믿었다는 주장만으로 책임을 벗을 수 있는지도 함께 판단했습니다.
위 사건에서 피고인이 수입한 물건은 사실 위조품이었습니다. 피고인은 진짜 물건이라고 믿었고, 병행수입이니 죄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정품이라고 믿었다는 점에서는 이번 심판례의 업체와 주장이 비슷합니다.
대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피고인은 수입행위가 국내 전용사용권을 침해하는 것인지에 관하여 전문가의 자문을 구하는 등의 아무런 조처도 없이 임의로 그와 같이 믿은 것에 지나지 아니하므로, 거기에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몰랐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몰랐던 데 정당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그 과정에서 침해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가 중요한 판단 요소가 됩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계약서나 인보이스만으로 항상 충분한 확인을 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국내에 전용사용권자가 있는지, 국내외 권리관계와 유통 구조를 미리 확인한 기록을 남겨두는 것이 좋습니다
침해 가능성을 알리는 내용증명이나 경고를 받은 뒤에도 같은 수입을 계속한 사정은 고의 판단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상표권 침해 소송에서 고의성을 다퉈 92.5% 감액한 사례
직권보류 뒤에는 조사도 이어집니다
직권으로 통관보류가 되면 화물만 묶이는 것으로 끝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고시는 세관장이 직권으로 통관보류를 한 경우 관련 법령 위반 혐의로 조사를 의뢰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직권보류는 화물이 묶이는 데서 끝나지 않고 형사·조사절차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화물의 처리도 제한됩니다.
침해 여부를 확인하는 중이거나 침해물품인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반송하거나 수입신고를 취하할 수 없습니다. 다만 국내에 침해물품을 반입하려는 의도가 없었음을 증명하고 침해부분을 제거한 경우에는 예외가 인정될 수 있습니다
이미 조사가 의뢰된 경우에는 사건이 끝날 때까지 반송·수입신고 취하와 폐기가 제한됩니다
"그냥 반송하고 손해 보고 말자"는 선택지가 생각보다 일찍 닫힐 수 있습니다. 그래서 초기 7일이 중요합니다.

7일 안에 확인할 것
통지서부터 다시 봅니다
근거 조항이 무엇인지 확인합니다. 상표권자의 요청에 따른 보류인지, 세관의 직권보류인지에 따라 대응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직권보류라면 위반사실과 신고번호, 품명, 수량이 문서에 적혀 있어야 합니다
공급자의 권한을 확인합니다
판매계약이나 인보이스만 볼 것이 아니라, 공급자가 해당 상표가 붙은 물품을 적법하게 공급할 권한이 있는지 확인합니다
그 권한을 계약서나 다른 자료로 증명할 수 있는지도 함께 봅니다
국내 권리관계를 확인합니다
국내에 전용사용권자가 따로 있는지
그가 해당 물품을 수입하고 있는지, 제조만 하고 있는지. 국내 상표권자가 제조만 하는 경우에는 침해로 보도록 고시가 정하고 있습니다(「지식재산권 보호를 위한 수출입통관 사무처리에 관한 고시」 제5조 제2항)
확인한 과정을 기록으로 남깁니다. 나중에 고의를 다툴 때 이 기록이 근거가 됩니다
필요하면 세관에 물품 확인을 요청합니다
침해 여부를 확인하려고 물건을 검사하거나 샘플을 떼어보겠다고 세관에 요청할 수 있습니다. 세관은 영업비밀 보호 같은 특별한 사유가 없으면 허용해야 합니다
서두르지 말아야 할 것
담보만 준비하고 기다리기. 위조 상표 물품이면 담보로 해결되지 않습니다
성급한 폐기동의서 제출. 물품이 침해물품이라는 전제에서 제출하는 서류이므로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전에 서두르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조사가 시작되면 사건이 끝날 때까지 폐기도 제한될 수 있습니다
해명 자료를 낼 수 있는 기간은 7일입니다. 공급자가 해당 상표가 붙은 물품을 적법하게 공급할 권한이 있는지, 이를 입증할 자료가 있는지가 중요합니다. 통지서를 받으셨다면 담보를 알아보기 전에 서류부터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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