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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속 걱정하지 말라는 한마디, 공무상비밀누설죄 될 수 있습니다
실제 사례
공무원

구속 걱정하지 말라는 한마디, 공무상비밀누설죄 될 수 있습니다

[사건 요약]

- 수사를 받고 있는 아들에게 "걱정하지 마"라고 전화 한 통을 건넨 경찰관이 형사 기소를 당했습니다.

- 검사가 수사 방향을 경찰에 지시하는 문서(수사지휘서)에 구속 이야기가 없다는 사실을 알려준 것이 공무상비밀누설죄에 해당한다는 이유였습니다.

- 1심과 항소심은 무죄를 선고했지만, 대법원은 2025년 6월 이 판결을 뒤집었습니다.

비밀에 "없다"는 정보도 포함된다는 이 판결은, 공무원이라면 한 번쯤 짚어두어야 할 기준을 새롭게 제시했습니다.


[참고 판례]

  • 대법원 2021. 11. 25. 선고 2021도2486 판결

  • 의정부지방법원 2024. 5. 9. 선고 2022노3232 판결

  • 대법원 2025. 6. 26. 선고 2024도8067 판결


공무상비밀누설죄, 어떤 행위를 처벌할까

공무상비밀누설죄는 형법 제127조에 규정된 범죄입니다.

형법 제127조(공무상 비밀의 누설)

공무원 또는 공무원이었던 자가 법령에 의한 직무상 비밀을 누설한 때에는 2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년 이하의 자격정지에 처한다.

공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알게 된 비밀을 외부에 유출하는 행위를 처벌하는 조항입니다. 현직자 뿐 아니라 퇴직한 공무원도 처벌 대상이 됩니다.


비밀의 범위는 어디까지?

누가 처벌받나

경찰관·검사·군인·지방자치단체 직원 등 공무원 신분이면 모두 해당됩니다.

무엇이 비밀에 해당하나

비밀의 범위를 어디까지 볼 것인가가 이 죄에서 가장 자주 다투어지는 쟁점입니다. 대법원은 이를 폭넓게 해석합니다.

법령에 의하여 비밀로 규정되었거나 비밀로 분류 명시된 사항에 한정되지 않고, 정치·군사·외교·경제·사회적 필요에 따라 비밀로 된 사항은 물론 정부나 공무소 또는 국민이 객관적·일반적인 입장에서 외부에 알려지지 않는 것에 상당한 이익이 있는 사항도 포함한다.

단, 실질적으로 그것을 비밀로서 보호할 가치가 있다고 인정할 수 있어야 한다.

대법원 2021.11.25. 선고 2021도2486 판결

법령에 '비밀'이라고 명시되지 않아도, 외부에 알려지지 않는 것이 공익에 부합한다면 직무상 비밀로 봅니다.

어떤 행위가 누설인가

누설이란 비밀을 아직 모르는 다른 사람에게 임의로 알려주는 행위를 말합니다. 공무원 간 직무상 필요에 의한 전달은 원칙적으로 누설에 해당하지 않으나, 그 범위를 벗어나 제3자에게 흘린 순간 누설이 됩니다.

대법원이 새로 그은 선

공무상비밀누설죄 대법원 2024도8067 사건 경위 : 수사지휘서 열람부터 파기환송까지

"구속 이야기 없으니 걱정 마" 이 한마디가 기소로

2020년 9월, ○○경찰서 청문감사관(경찰서 감찰 업무 담당)으로 재직 중이던 경찰관이 자신의 아들이 같은 경찰서에 고소당해 수사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피고인은 수사과 행정관으로부터 아들의 사건 기록을 건네받아 검사의 수사지휘서를 열람하였습니다. 수사지휘서에 구속영장 신청 등 신병처리에 관한 내용이 없는 것을 확인하고는 같은 날 오후 아들에게 전화했습니다.

"구속영장이 발부된 것도 아니고, 검사 지휘 내용에도 구속 이야기가 없어. 구속될 일은 없을 테니 걱정하지 마."

검사는 이를 공무상 비밀(신병 관련 수사정보)을 누설한 것으로 보고 기소하였습니다.


기재 안 된 내용은 비밀이 아니다 : 원심의 논리

1심과 항소심(의정부지방법원 2024.5.9. 선고 2022노3232)은 모두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논거는 이러했습니다.

피고인이 아들에게 전화하여 한 말은 수사지휘서 내용과는 무관하여 수사지휘서의 기재 내용이나 이에 관계된 수사상황을 누설하였다고 볼 수 없고, 그 내용이 공개된다고 하여 수사의 목적을 방해할 우려가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피고인이 전달한 것은 수사지휘서에 기재된 내용이 아니라 기재되지 않은 사실(부재 사항)이었습니다. 원심은 이를 수사지휘서와 무관한 정보로 판단했습니다.

대법원: "없다는 사실"도 수사지휘서의 내용

대법원(2025.6.26. 선고 2024도8067)은 이를 전면 뒤집었습니다.

① 수사지휘서는 그 자체로 수사기관 내부 비밀

수사지휘서의 기재 내용과 이에 관계된 수사상황은 해당 사건에 대한 종국적인 결정을 하기 전까지 외부에 누설되어서는 안 될 수사기관 내부의 비밀에 해당한다.

② "없다는 사실"도 수사지휘서 내용과 무관하지 않다

검사가 공소외 3에 대한 구속영장 신청 등 신병처리에 관하여는 수사지휘를 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당시 검사가 공소외 3에 대한 구속수사를 고려하고 있는지 등 공소외 3의 신병처리에 대하여 어떤 의견을 가지고 있는지를 충분히 추단할 수 있는 정보로서 수사지휘서의 내용과 무관하다고 할 수 없다.

③ 수사 공정성·신뢰성 훼손

수사기관 공무원이 가족의 사건 기록을 직접 열람하고 그 내용을 전달한 행위 자체가 수사의 공정성과 신뢰성을 훼손한다고 대법원은 판단했습니다.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의정부지방법원으로 환송하였습니다.

대법원 2024도8067 판결 : 기재되지 않은 내용도 수사지휘서의 내용에 해당

이 판결 이후 어디까지가 비밀인가

이 판결은 공무상비밀누설죄의 범위를 실질적으로 넓혔습니다.

정보의 내용만이 아니라 누설 경로와 경위 자체, 특히 수사 대상인 가족에게 내부 정보를 흘린 구조적 문제도 공정성 훼손의 근거가 된다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실제로 기소되는 상황

수사기밀 유출이 가장 흔하지만, 실무에서 문제가 되는 유형은 그 외에도 있습니다.

공무상비밀누설죄 실제 기소 유형 : 수사 내용 유출, 내사 사실 고지, 수사 동향 전달

수사 정보를 가족·지인에게 알려준 경우

수사기관 공무원이 지인이나 가족이 관련된 사건의 수사 진행 상황을 알려주는 행위는, "걱정하지 말라"는 의도였더라도 처벌 대상이 됩니다.

내사(정식 수사 전 내부 조사)·수사 착수 여부를 외부에 흘린 경우

누군가를 내사하거나 수사를 개시했다는 사실 자체도 직무상 비밀입니다. 수사 대상자에게 착수 여부를 미리 알리면 증거 인멸 등 수사 방해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퇴직 후 재직 중 알게 된 정보를 사용한 경우

재직 중 알게 된 정보는 퇴직 후에도 보호 대상입니다. 퇴직 후 재취업한 기업에서 공직 시절 취득한 정보를 활용하면 문제가 됩니다.


공무상비밀누설죄와 자주 함께 문제 되는 혐의

공무상비밀누설 혐의는 단독으로 제기되기보다 다른 죄와 함께 문제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나의 행위가 여러 법률을 동시에 위반하는 일이 적지 않기 때문입니다.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 (형법 제123조)

공무원이 자신의 직권을 이용해 부당하게 타인의 권리 행사를 방해하거나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경우 성립합니다. 2024도8067 판결에서도 직권남용 혐의가 함께 기소되었으나, 이 부분은 하급심에서 무죄가 선고됐습니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공무원이 직무 중 취득한 개인정보를 무단으로 제공하는 경우, 공무상비밀누설죄와 함께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이 문제 됩니다.

수사 관련 개인정보를 유출하는 행위는 두 죄가 같은 행위에서 동시에 성립할 수 있습니다. 수사기관 직원이 수사 대상자의 인적사항이나 연락처를 외부에 제공하는 사례가 대표적입니다.


지금 수사받고 있다면

초기 대응이 중요한 이유

공무상비밀누설죄는 고의 범죄입니다. 비밀임을 알면서 누설한다는 인식이 있어야 합니다. 다만 검찰·경찰은 미필적 고의, 즉 비밀임을 어느 정도 인식하면서도 결과를 감수한 경우도 처벌 대상으로 봅니다.

"몰랐다"는 항변이 통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수사지휘서를 직접 열람했거나, 공무원으로서 해당 정보가 외부에 공개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을 충분히 인식할 수 있었던 상황이라면 고의가 인정될 수 있습니다.

수사 초기에 어떤 진술을 하느냐가 이후 재판에서 결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수사기관의 질문에 성급하게 답변하거나, 선의의 행동이었다는 점을 강조하다 불리한 진술을 남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혐의를 다툴 수 있는 경우

모든 정보 전달이 공무상비밀누설에 해당하는 것은 아닙니다.

  • 직무와 무관한 정보였거나 직무상 전달에 해당하는 경우

전달한 정보가 직무와 무관하게 우연히 알게 된 사실이거나, 관련 직무를 수행하는 공무원에게 직무집행의 일환으로 전달한 경우라면 혐의를 다툴 수 있습니다.

  • 실질적 비밀 보호 가치가 없었던 경우

전달한 정보가 이미 외부에 공개되었거나, 객관적으로 비밀로서 보호할 가치를 인정하기 어려운 경우입니다.

변호인의 조력이 필요한 시점

공무상비밀누설 혐의를 받게 되면 직위해제나 징계 절차가 동시에 진행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형사 절차와 행정 절차가 병행되는 구조여서, 각 절차의 진술이 서로 영향을 미칩니다.

수사기관의 최초 출석 요구를 받은 시점, 또는 직위해제 통보를 받은 시점부터 변호인의 조력을 받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공무상비밀누설죄 Q&A

Q1. 공무상비밀누설죄 처벌 수위는 어느 정도인가요?

형법 제127조에 따라 2년 이하의 징역·금고 또는 5년 이하의 자격정지입니다. 실무에서는 초범이고 비밀의 파급력이 크지 않은 경우 집행유예가 선고되기도 하지만, 반복 누설이나 수사 방해로 이어진 경우 실형이 선고될 수 있습니다.

Q2. 수사지휘서 외에 어떤 정보도 직무상 비밀에 해당하나요?

내사 착수 여부, 피의자 특정 사실, 수사 대상자 연락치 등 법령에 '비밀'이라고 명시되지 않아도 외부에 알려지지 않는 것이 공익에 부합하면 직무상 비밀로 봅니다.

Q3. 기소되면 직위해제도 되나요?

형사 절차와 별도로 소속 기관의 징계 절차가 동시에 진행될 수 있습니다. 특히 수사기관 소속 공무원은 기소와 함께 직위해제 대상이 되는 경우가 많고, 형사 재판 결과와 무관하게 징계 절차가 먼저 마무리될 수도 있습니다.


이 글은 법무법인 이현이 실제 수임한 사건을 일부 각색한 내용입니다.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적 조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법률 문제는 전문가 상담을 권합니다.

공무상비밀누설 혐의를 받고 있거나, 공무원의 정보 유출로 피해를 입었다면 법무법인 이현에 문의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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