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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기물관리법 위반, 2천 톤 안 치웠는데 유죄가 뒤집힌 이유
실제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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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기물관리법 위반, 2천 톤 안 치웠는데 유죄가 뒤집힌 이유

※ 먼저 읽으면 좋은 글 폐기물관리법 완전 정리: 규제 대상부터 위반 처벌까지


명령을 못 지켰다고 반드시 처벌되는 건 아닙니다

폐기물 처리명령을 기한까지 지키지 못하면 폐기물관리법 위반으로 형사처벌 대상이 됩니다. 그런데 못 지켰다고 해서 반드시 처벌되는 것은 아닙니다. 대법원은 명령 자체가 제대로 나온 것이 아니라면 처벌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받으신 서류의 제목은 폐기물 처리명령, 조치명령서, 원상복구명령 등으로 제각각입니다. 법에서는 이를 '조치명령'이라고 부릅니다. 이름과 상관없이 "언제까지 폐기물을 처리하라"는 내용이면 이 글에서 다루는 그 명령입니다.

명령서를 받은 분들의 사정은 대개 비슷합니다. 내가 버린 것도 아닌데 명령은 나에게 옵니다. 땅을 빌려준 사이 임차인이 쌓아두고 사라졌거나, 공사를 맡긴 업체가 남기고 갔거나. 치우려고 견적을 받아보면 수천만 원에서 억 단위가 나옵니다. 돈이 없어서 못 치우는 게 죄가 되나 싶습니다.

폐기물 처리명령 받은 토지 소유자, 억 단위 처리 비용 앞에 막막한 상황 묘사

실제 사건을 보겠습니다.

경기 광주시의 한 토지에 사업장폐기물 약 1,949톤이 쌓여 있었습니다. 25톤 덤프트럭 78대분에 이르는 양입니다. 시장은 2021년 5월 3일, 그해 8월 31일까지 이 폐기물을 적법하게 처리하고 원상복구하라고 명령했습니다. 처음이 아니라 두 번째 명령이었습니다. 기한까지 폐기물은 치워지지 않았고, 이 사람은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폐기물관리법 제65조는 조치명령을 이행하지 않은 사람을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과태료가 아니라 형사처벌입니다.

1심도 유죄, 2심도 유죄였습니다. 그런데 대법원은 명령을 안 지켰다는 부분의 유죄 판단을 깨고 그 부분 사건을 하급심으로 돌려보냈습니다. 무죄를 선고한 것이 아니라, 유죄 판단의 전제부터 잘못됐으니 다시 심리하라는 것이었습니다.

법원이 문제 삼은 것은 폐기물이 아니었습니다.

대법원이 유죄를 뒤집은 이유

명령을 받은 대부분은 이렇게 생각합니다. "명령을 받았고 못 지켰으니 처벌은 피할 수 없다."

대법원의 출발점은 달랐습니다. 명령을 이행하지 않은 것을 처벌하려면, 그 명령 자체가 적법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대법원 2023도12793 판결 요지: 조치명령이 적법해야 위반죄가 성립

행정청이 사업주에게 불이익한 처분을 할 때는 두 가지를 해야 합니다. 처분하기 전에 "이런 결정을 할 예정"이라고 미리 알려주는 것, 그리고 할 말이 있으면 하라고 기회를 주는 것입니다. 행정절차법이 정한 절차입니다.

이 통지에는 들어가야 할 내용이 정해져 있습니다.

  • 어떤 사실 때문에 처분하려는지

  • 어떤 처분을 할 예정인지

  • 근거가 되는 법 조항이 무엇인지

  • 의견을 낼 수 있다는 사실과 내지 않으면 어떻게 되는지

  • 의견을 언제까지 어디로 내면 되는지

의견을 낼 기한도 10일 이상을 고려해 정하게 되어 있습니다.

명령서만 왔고 이런 안내를 따로 받은 기억이 없다면, 그 자체가 확인해볼 지점입니다.

절차를 건너뛰면 명령은 잘못 만들어진 것이 됩니다. 대법원은 여기서 한 걸음 더 나갔습니다. 명령이 없던 일이 될 만큼 심각한 하자가 아니어도, 잘못 만들어진 것이 인정되면 그 명령을 안 지켰다는 이유로 처벌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그 잘못이 명령 내용이 아니라 절차를 안 지킨 데서 온 것이어도 마찬가지라고 했습니다.

명령의 상태

흔한 생각

대법원 판단

아예 없던 일이 될 만큼 심각한 하자

처벌 못 함

처벌 못 함

그 정도는 아니지만 잘못 만들어진 경우

처벌받는다

처벌할 수 없다

잘못이 절차를 안 지킨 것뿐인 경우

처벌받는다

처벌할 수 없다

폐기물 처리명령 하자 유형별 처벌 가능 여부, 대법원 판단과 흔한 생각 비교

왜 '무효'까지 가지 않아도 되나요?

행정처분에 하자가 있어도 그 하자가 아주 중대하고 명백해야 '무효'가 됩니다. 그 정도가 아니면 '위법하지만 일단 유효한' 상태로 남습니다. 그래서 무효가 아닌 이상 명령을 지켜야 하고 안 지키면 처벌된다고 여겨지기 쉬웠습니다.

대법원은 조치명령이 당연무효는 아니더라도 위법하다고 인정되면 불이행을 이유로 처벌할 수 없고, 그 위법이 절차적 하자에서 비롯된 경우도 마찬가지라고 판단했습니다.

명령을 없던 일로 만들 만큼 크게 다투지 않아도 된다는 뜻입니다. 절차 하나가 빠진 것만으로 형사처벌은 막힙니다.

이미 제가 그랬다고 인정했는데요

명령을 받은 분들에게서 거의 예외 없이 나오는 말이 있습니다.

현장 나온 공무원한테 제가 쌓아둔 게 맞다고 이미 말했어요. 이제 와서 뭘 다투겠어요.

법에는 미리 알려주고 의견을 듣는 절차를 생략해도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 처분의 성질상 의견을 듣기가 현저히 어렵거나, 들을 필요가 명백히 없다고 볼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입니다. 행정청은 흔히 "본인이 이미 인정했으니 들을 필요가 없었다"고 주장합니다.

명령을 받은 분들에게서 거의 예외 없이 나오는 말의 상황 묘사

대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명령을 받은 사람이 이미 위반사실을 인정했다거나, 통지 전에 말할 기회가 있었다는 사정은 이 예외를 판단할 때 고려할 것이 아니라고 했습니다.

현장에서 한 인정은 정식 절차를 대신하지 못합니다. 오히려 그 인정을 이유로 절차를 건너뛰었다면, 그것이 명령의 잘못이 됩니다.

  • 명령을 어떤 방식으로 받았는지도 확인해볼 지점입니다.

대법원은 처리명령을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보낸 사건을 판단했습니다. 문자도 법이 말하는 '서면'에 들어간다고 봤습니다. 여기까지는 행정청 손을 들어준 셈입니다.

문제는 그다음이었습니다. 행정청이 처분을 문자나 이메일 같은 전자문서로 하려면 원칙적으로 받는 사람의 동의가 있어야 합니다. 이 사건에서는 동의가 없었습니다.

이 동의는 보통 민원을 신청하면서 전자우편으로 받겠다고 표시하는 식으로 이루어집니다. 담당자에게 전화번호를 알려준 것만으로는, 처분을 문자로 받겠다고 동의한 것이 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 사건의 명령은 효력이 아예 생기지 않았습니다. 명령이 없는 것과 같으니 안 지켰다는 것도 성립할 수 없어, 무죄로 확정됐습니다.

대법원 2023도3914 판결 요지: 문자 조치명령은 당사자 동의 필요

다만 예외는 있습니다. 당사자가 전자문서로 신청한 경우, 그리고 긴급하거나 사안이 경미한 경우에는 문자로도 처분할 수 있습니다.

폐기물을 치우라고 명하면서 어기면 형사처벌까지 따르는 명령을 '경미한 사안'으로 보기는 어렵지만, 문자로 받았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효력이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광주시 사건

문자 통지 사건

문제된 지점

미리 알려주고 의견 들을 기회가 없었음

문자로 보냈는데 동의를 받지 않았음

명령의 상태

효력은 있으나 잘못 만들어짐

효력 자체가 없음

결론

유죄 판단 파기

무죄 확정

들어간 길은 다르지만, 두 갈래 모두 형사처벌을 막았습니다.

두 사건 모두 당시 시행되던 구법이 적용된 판결입니다. 조치명령을 이행하지 않은 경우의 처벌 규정은 현행 폐기물관리법 제65조 제23호로 그대로 이어집니다. 다만 전자문서로 처분하는 방식을 정한 행정절차법 제24조는 2022년 개정으로 예외가 추가됐습니다.

처리명령서를 받았다면 확인할 것

  • 미리 알려주는 통지를 받았는가: 명령 전에 "이런 처분을 할 예정"이라는 안내가 따로 왔는지

  • 그 통지에 필요한 내용이 담겨 있었는가: 처분하려는 이유, 할 예정인 처분, 근거 법 조항, 의견을 낼 수 있다는 안내, 제출 기한과 제출처

  • 의견을 낼 시간이 실제로 있었는가: 기한이 지나치게 짧지는 않았는지

  • 어떤 방식으로 받았는가: 등기우편인지, 직접 받았는지, 문자·이메일인지

  • 전자통지에 동의한 적이 있는가: 문자나 메일로 받았다면, 그 방식으로 받겠다고 표시한 사실이 있는지

  • 처분일로부터 며칠이 지났는가: 행정심판·행정소송은 처분을 안 날부터 90일 안에 내야 합니다

  • 이행기한이 임박했는가: 기한이 코앞이면, 재판 결과가 나올 때까지 명령의 효력을 잠시 멈춰달라는 신청(집행정지)을 함께 해야 합니다

다만 "다툴 여지가 있다"는 말은 "안 치워도 된다"는 뜻이 아닙니다. 명령을 계속 미뤄두면 행정청이 직접 치운 뒤 그 비용을 청구하는 단계로 넘어가고, 뒤로 갈수록 확인할 수 있는 것도 줄어듭니다.

명령이 제대로 나왔는지 따지는 일과 폐기물을 처리하는 일은 동시에 가야 합니다.

체크리스트에서 하나라도 걸리는 항목이 있다면, 처리명령서와 그 전에 받은 통지 이력(우편·문자·이메일) 두 가지를 챙겨두시기 바랍니다.

법무법인 이현은 이 두 가지를 먼저 봅니다. 명령이 절차를 갖춰 나온 것인지, 다툴 지점이 있는지 확인한 뒤 알려드립니다. 다툴 여지가 없다면 없다고 말씀드립니다.

언제든 전화, 카카오톡, 상담 신청 중 편하신 방법으로 연락 주시면 됩니다.

인용한 판결 정보

대법원 2024. 1. 25. 선고 2023도12793 판결 (원심 수원지방법원 2022노4086)

대법원 2024. 5. 9. 선고 2023도3914 판결 (원심 수원지방법원 2022노3095)


자주 묻는 질문

Q. 명령이 잘못 나온 것이면 폐기물은 치우지 않아도 되나요?

아닙니다. 형사처벌을 면하는 것과 폐기물 처리 의무가 사라지는 것은 별개입니다. 행정청은 절차를 다시 갖춰 새로 명령할 수 있습니다. 그 사이 행정청이 대신 치우면(대집행) 그 비용은 결국 청구됩니다.

Q. 기한이 이미 지났는데 지금이라도 다툴 수 있나요?

형사재판에서는 재판이 끝나기 전까지 명령이 제대로 나왔는지 다툴 수 있습니다. 행정심판·행정소송은 처분을 안 날부터 90일이라는 기한이 있으므로, 남은 기간이 얼마인지부터 확인하셔야 합니다.

명령서를 앞에 두고 무엇부터 봐야 할지 모르겠다면, 서류만 들고 오셔도 됩니다.


이 글에서 소개한 사건은 대법원이 실제로 판단해 공개한 판결입니다. 개별 사안의 결론은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미지는 이해를 돕기 위해 ai를 활용하여 제작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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